[VON기획_경제_신국부론] ④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 한국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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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기획_경제_신국부론4]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 한국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대한민국 부자나라되기 프로젝트

4_데이터 산업

세계는 IT에서 DT (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전환) 빠르게 전환

유럽처럼 개인정보 보호를 기반으로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해야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넓혀야

<데이터는 미래의 자원이다>

요즈음 페이스북에는 필자가 PC 또는 모바일로 찾은 검색 내용과 연관된 광고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구글이 유저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텐츠를 고객 맞춤형으로 추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출시 후 2년만에 전국택시기사의 80%에 달하는 31만명이 가입을 하였고, 지구 4만바퀴에 해당하는 16Km의 누적 주행을 기록했다.

택시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하는데 주안을 두어 승객과 운전자들에게 각각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 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도로교통 및 상권분석 빅데이터를 확보하여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해내고 있다.

기존 온라인에서 책을 파는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세계적 IT기업이 된 아마존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고 배송을 하면서 그동안 축적해 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예를 들어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파악하여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이 미래에 어떤 물건을 어떠한 시기에 살지를 분석하는 예측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다.

삶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자신들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업에 지갑을 열게 되면서 데이터를 이용한 User-Friendly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가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하였다.

개인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편익이 증가하여 시장이 활성화 되고, 기업의 입장에서 신사업이 출현하게 되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듯이 세계는 이미 IT에서 DT (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전환)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루는 신기술들의 공통점은 모두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한 뒤 이를 적절히 가공해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로 창출하는 것이 미래 산업의 핵심이며 앞으로 데이터는 석유보다 더 값진 자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아직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4 산업혁명의 기반기술 ICBM>

2011년 독일이 제조업 생산 과정과 IT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산업 생산 시스템인인더스트리 4.0 (Industry 4.0)’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이래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전세계 제조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4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소위 ICBM이라 불리는 사물인터넷 (IoT), 클라우드 (Cloud), 빅데이터 (Big Data) 그리고 모바일 (Mobile)이다.

기본적으로 사물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적절한 서비스를 모바일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전체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의 예시로 독일의 아디다스와 지멘스를 들 수 있다. 아디다스는 동남아에 있던 공장을 2017년 독일로 다시 이전하면서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도입해 50만 켤레를 만드는 공장 라인을 완전 자동화하여 단 10여명의 엔지니어가 모든 종류의 신발 생산을 제어한다.

특히 독일의 아디다스 매장에 가면 기계를 통해 고객의 발을 스캔하고, 고객의 발 크기, 원하는 색상 등 모든 데이터가 공장으로 전달되어 자동화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조가 대량 생산 공정을 통해서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로 업계용 소트프웨어에 100억달라 이상을 투자하여 자동화, 디지털화에 성공한 지멘스를 꼽을 수 있다. 유럽 최고의 스마트 공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멘스의 암 베르크 공장은 자동화 수준이 75%에 이르고, 100만 개당 불량 수는 약 11.5개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암 베르크 공장에는 수십 개의 컨베이어 벨트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지만, 공장 자동화로 인해 생산직 노동자들은 기계 앞이 아니라 모니터 앞에 서있다. 특히 공장에 설치된 센서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하루 5,000만건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공장 자동화와 품질관리를 가능케 하여 지능형 공장의 표준이 되었다.

데이터가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서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해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의료계나 금융계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미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디지털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복잡한 의료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암 환자 진료를 지원하는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가 (Watson for Oncology) 의사들의 암 치료 결정에 도움을 주고,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확히 식별하는 등 어떻게 의료진을 지원했는지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공개되었다.

또한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고 실제로 구글, 애플, 삼성 등 ICT 분야 글로벌 대기업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인공지능을 통해 지능화된 데이터 기반의 건강관리 시스템으로 개인의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구현이 가능하다.

반면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의료법 등에 가로막혀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제적 흐름 속에 국내에서도 핀테크를 통한 혁신을 시도해왔지만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디지털 전환의 원료인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 기업 데이터 경제 활성화는 규제로 답보 상태>

위와 같이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동안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 규제에 발이 묶여 과감하게 나서지 못해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개인정보와 데이터에 대한 정의가 우리 사회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란 제 3자가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다시 말해 생년월일, 주민번호, 집주소를 비롯하여 내가 어느 통신사를 이용하고, 어느 병원에 다녀왔으며, 건강상태는 어떠한지, 어느 금융사를 통해 재정 관리가 이루어지는지 등 정보를 통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반면 데이터란 현실 세계에서 단순히 관찰하거나 측정하여 수집한 사실(fact) 또는 값(value)으로 데이터 자체만으로는 개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교통수단을 이용하는지, 어느 부류의 사람들이 어느 금융사의 어떤 서비스를 선호하는지, 한 상품에 대해 사람들이 SNS를 통해 공유하는 내용은 어떤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거나 걱정하고 있는 질병은 무엇이며, 연령대 또는 성별에 따른 생활 리듬, 운동 습관은 어떠한지 등 개인 보다는 사회현상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가 개인의 활동에서부터 비롯되고, CCTV의 정보와 같이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인 개인정보와 관찰을 통한 사회적 현상을 나타내는 값인 데이터를 구별하지 않고 무조건 규제를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은 성장할 수 없다.

작년 개인을 식별하기 어렵도록 정보의 일부를 조작한 가명 정보 사용을 허용하는 개정안이 마련되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데이터 활성화와 관련된 일명 데이터경제 3법 개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국회에서 심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 5월이후 유럽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이하 GDPR) 실제 산업계에 적용되면서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권고 수준의 법이 아닌 강력한 강제력을 갖고 있는 GDPR은 잊혀질 권리 등 개인정보를 지닌 정보 주체의 권리는 강화되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이 갖는 책임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오히려 개인정보 여부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해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DPR과 상충하는 이슈가 존재하는 빅데이터 산업에서는 예상과 달리 GDPR 준수 역량이 B2B시장 경쟁 우위로 작용하면서 거대 IT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있어 GDPR 적정성 평가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 LG등 대기업은 GDPR준수 역량을 갖추며 대응하고 있으나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은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제도마련 없이는 대응이 쉽지 않다.

한국은 2017년 일본과 함께 GDPR 적정성 우선 평가 대상국으로 지정되었지만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적극적인 데이터 외교와 발빠르게 제도를 정비하여 지난 1월 일본만 적정성 결정을 받았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GDPR적정성 평가 우선순위는 제 3국에 밀리게 될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중견중소 기업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내의 데이터 관련 산업이 확정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은 인재 부족 그리고 주 52시간 근무제에 있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려 해도 이를 시행할 인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짧은 시간 내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성격상 글로벌 IT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 인력에 한하여 ‘화이트칼라 예외 적용조항을 두고 있는데 국내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묶여 점점 더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 강력한 보안 환경 반드시 구축돼야>

데이터를 원료로 하는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의 기술은 강력한 보안 환경이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 또한 점점 지능화, 자동화되어 그 피해규모는 자연재해보다 커지고 있고, 모든 것이 데이터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한 보안 문제가 사생활 유출에서 물리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3만개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스마트팩토리가 사이버 보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보안과 네트워크를 맡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협력 여부에 따라 성과가 판가름 날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되는 신 산업에 대비하여 대한민국은 정부부처간 협업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색해야 한다.

19세기 초 가장 먼저 자동차를 상용화한 영국은 기존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자동차가 마차보다 빠르게 다니지 못하게 하는적기 조례를 만들어 결국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독일과 미국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데이터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때문에 영국의 ‘적기조례와 같은 과오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이지현 NPK이사, 주한 프랑스 대사관 IT부문 부상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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